‘생거진천’. 예부터 자연재해가 적고 비옥한 농토를 갖고 있어 살기 좋은 진천을 일컫는 말이다.
명성답게 천년 세월에도 굳건한 농다리, 국내 유일의 종박물관, 초롱길이 안내하는 초평저수지 등 볼거리가 많다.

선조들의 축조 기술이 빛나는 천년다리, 진천 농다리

진천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 바로 농다리다. 고려 초기에 붉은 돌을 쌓아서 만들어진 다리가 오늘날까지 끄떡없이 버텨오고 있다.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지네 형상이라고 해서 지네 ‘농’자를 붙여 ‘농다리’라 불렀다. 자연석을 물고기 비늘처럼 쌓아올려 교각을 만든 후 긴 상판석을 얹은 독특한 구조 덕분에 물흐름을 거스르지 않아 천년의 세월을 지내왔다고 한다. 수량이 많아지는 장마철에 물이 자연스레 넘칠 수 있도록 제작한 점도 농다리의 장수비결이다.

진천군에서는 매년 5월, 선조들의 뛰어난 축조기술을 기리는 ‘농다리 축제’를 열고 있다. 농다리 입구 쪽에 자리한 농다리박물관에서는 농다리를 만드는 과정과 인류 문명과 관련된 다리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볼 수 있어 아이들의 교육장소로도 좋다.

▲ 농다리는 28개의 교각으로 만들어졌으며, 거대한 지네가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다.

국내 유일 종 박물관, 진천 종 박물관

한때 진천은 국내 최대 규모의 제철로를 소유했던 곳이다. 그래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종을 테마로 한 박물관이 있다. 바로 진천 종 박물관.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한국 종의 예술적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2005년 9월 개관했다.

▲ 진천 종 박물관 전경

통일신라 시대부터 고려, 조선시대까지 한국의 종 발전사를 살펴볼 수 있다. 범종은 철을 제련해 소리의 과학을 입힌 금속예술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박물관 내에 이런 범종을 만드는 과정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엔 에밀레종 설화로 유명한 성덕대왕신종 모형이 있다. 표면의 정교한 세부 장식과 아름답고 웅장한 종소리로 한국 범종들 중에서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종이다.

▲ (사진 왼쪽) 성덕대왕 신종을 재현한 모형 / (사진 오른쪽) 범종 제작과정을 모여주는 조형물

진천 종 박물관
- 주 소 :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백곡로 1504-12
- 문 의 : 043-539-3847
- 이용시간 : 10:00~18:00
- 휴 무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추석

순교자의 땅, 배티성지

배티는 ‘배나무 고개’라는 뜻으로 돌배나무가 많은 배나무 고개라서 ‘이치(梨峙)’라고 불렸고 우리말로 ‘배티’라고 불리게 됐다는 설이 있다. 서운산 자락의 오지였던 이곳은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살기에 적당한 곳이었다. 이런 연유로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교가 세워진 배티성지는 한국 천주교회의 첫 번째 신학생이었던 최양업 신부(1821~1861)가 사목활동을 하며 <천주가사>를 쓴 곳이기도 하다.

▲ 배티성지는 천주교 신자들의 교우촌 (비밀신앙공동체), 최양업 신부의 땀과 신앙이 어려 있는 곳, 한국 최초의 신학교, 순교자들의 본향 등 네 가지 영성이 서려 있는 순교 성지다.

배티성지에는 성당 외에도 최양업 신부 박물관과 기념관, 둘레길, 순례길 등이 있다. 처절했던 역사를 품은 이곳이지만 이제는 드라이브와 산책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공기도 좋고 호젓해 사색하기에도 좋다. 2021년도 달력 한 장만 남은 지금, 늦가을 정취 속에 차분히 한 해를 정리하고 싶다면 배티성지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

▲ 숲속 성모 마리아상과 산상제대가 성스러운 기운을 느끼게 한다.

* 사진 및 관광정보 출처 :
- 한국관광공사 https://korean.visitkorea.or.kr
- 웰촌 https://www.welchon.com
- 진천 배티성지 http://www.baeti.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