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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원장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뜨거운 바다, 해양 기후위기의 선제 대응체계 구축 필요

김 종 덕 원장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지난 9월,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를 매우 강하게 쳤다. ‘힌남노’는 과거 태풍의 특성과는 매우 달랐다. 우선 ‘힌남노’는 저위도(북위 25°)보다 높은 중위도(북위 26.9°)에서 발생했고, 태풍 경로와 강도도 남서진하다가 초강력 태풍로 재발달했다. 많은 과학자는 전 세계적으로 태풍 ‘힌남노’보다 더 강한 사이클론, 허리케인 등과 같은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러한 현상은 지구온난화에 의한 해수 온도가 급상승하고 있는 현 상황과 연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11월 6일에 이집트에서 개최한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7)에서 세계기상기구(WMO)가 발표한 ‘세계기후 잠정상태 보고서(WMO Provisional State of the Global Climate)’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1980~1900년)보다 올해 세계 평균 기온이 1.15℃가 높았고, 2022~2026년까지 평균 기온이 지난 5년 평균보다 높아질 확률이 93%로 발표했다.

특히, 이 보고서에 눈에 띄는 점은 전 지구적으로 해양 열파(Marine heatwave)가 21세기에 들어 더 빈번해져 전체 해수면의 55%가 2022년 최소 한 번 이상 해양 열파를 경험했고, 북극해도 2년 연속 극단적 해양 열파가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또한, 해수면 상승 추세가 1990년대 해수면이 매년 2.1㎜씩 상승한 데 비해, 최근 10년에는 연간 4.4㎜, 2020년 이후에는 5㎜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렇듯, 현재의 기후위기는 우리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해양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 해양은 대기보다 1,000배나 더 큰 열 함량을 가지고 있고, 해양의 열 흡수량은 대기에 20배가 더 많아서 기후변화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Levitus et al. 2005).

사진설명  좌)1979~2022년간 북극 해빙 범위,  우)1982~2011년에 비해 2022년 최고 해양 열파 분포, 자료 : WMO, 2022, WMO Provisional State of the Global Climate

▲ 자료 : WMO, 2022, WMO Provisional State of the Global Climate


지지난 9월 해양수산부는 「제4차 기후변화대응 해양수산 부문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서는 2030년 해양수산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70%(2018년 대비) 저감하고, 연안·해양 기후재해에 의한 인명·재산 손실 최소화, 해양 기후변화 대응 정책의 국민 체감도 제고를 정책목표로 제시했다.

이 계획에서 주목되는 사항은 블루카본 확충·관리 기술을 확충하고, 해양 에너지(조력, 파력 등)의 대규모 상용화를 가속화하며, 데이터 기반의 해양 기후변화 관측·예측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점이다. 즉, 전 지구적으로 기후위기를 대응하기 위해 갯벌, 바다숲 등의 탄소흡수원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고 화석에너지를 대체하기 위해 해양 에너지를 전환하며, 해양 기후변화를 과학적으로 정밀하게 진단·예측하기 위한 기술개발에 나선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제 우리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후위기 대응에 관한 돌파구를 해양에서 찾아야 한다. 해양은 무한한 자원·에너지의 보고일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해양과 기후변화의 상호영향과 전망을 과학적으로 예측·전망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개발을 통해 인간이 기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에너지의 전환 시발점을 무한한 자원과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해양에서 집약적·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세계적 기후위기 이니셔티브를 국제사회와 함께 해양 기후위기로 집중해 나가야 한다. 즉, 이제는 해양의 기후위기를 해양의 기후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모두가 첫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