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운
지난 22일은 53주년 ‘지구(地球)의 날’이었다. 지역 곳곳은 물론, 기업을 포함한 각 단체도 앞다투어 지구의 날 맞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반백 년을 지나온 ‘지구의 날’은 1970년 4월 22일 미국의 상원의원 게이로 닐슨(Gaylord Anton Nelson)이 하버드 대학생 데니스 헤이즈(Denis Hayes)와 함께 1969년 1월 28일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에서 있었던 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지구의 날 선언문을 발표하고 행사를 주최한 것에서 비롯된 기념일이다. 환경의 날이 UN에서 지정된 것과는 달리 순수 민간에서 비롯된 것이다.
당시 행사에서 2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행사에 참여해 연설을 듣고, 토론회를 개최하고,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기 위한 실천에 나섰다. 특히, 뉴욕 5번가에서는 자동차의 통행을 금지하고 6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센트럴파크에서 열리는 환경집회에 참여했다.
1972년에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하나뿐인 지구’라는 제목의 국제연합(UN) 인간환경회의가 열렸다. 113개국 대표가 참석한 회의에서는 환경보전 활동에 유기적으로 협조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을 담아 ‘인간환경선언’을 선포했다. 이듬해인 1973년에는 환경 관계 국제기구인 국제연합환경계획기구(UNEP)가 설립됐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지구의 날’은 경제성장에 밀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경제가 발전하려면 환경오염은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했고, 개도국일수록 환경문제보다는 고도성장이 더 중요한 가치로 여겼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역시 과거 ‘검은 연기는 산업화의 상징’이라며 대기오염을 장려하던 시기도 있었다.
20년 동안 이렇다 할 특별한 활동이 없었던 ‘지구의 날’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90년 제2회 대회가 전 세계적으로 열리게 된 것이다.
1990년 지구의 날 행사는 ‘Earth Day 1990’ 미국 본부가 중심이 돼 전 세계 100개국, 500여 단체가 참여했다.
이후로는 매년 환경단체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주관하는 지구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부터 ‘지구의 날’ 전후 일주일을 기후위기 주간으로 정하고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 생활 실천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하여 전국 각지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늘날 지구의 날이 더욱 주목받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의 미래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상태로 탄소를 대량 배출해 지구 온도가 상승한다면 2100년 지구가 어떻게 변할지 상상하기 어렵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취약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상승률은 전 지구 상승 값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 지구 기온 상승률은1) +0.07℃/10년인 반면, 국내 기온 상승률은 +0.20℃/10년이다.
최근 10년은 30년 대비 폭염일이 2.8일 증가했다. 열대야 일수도 지난 30년(1981~2020년) 대비 최근 10년(2011~2020년)에 4.6일 증가했다.
수온 역시 1991~2020년간 전 지구 평균이 0.12℃도 상승했다면 한국은 같은 기간 동안 0.21℃ 상승할 만큼 기후변화에 취약한 양상이다. 특히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은 2010년 이후 여름에 0.2℃/년, 겨울에 0.12℃/년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탄소를 줄이지 않을 경우, 현재보다 최대 9배 많은 폭염과 최대 21배 많은 열대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류는 이미 ‘기후위기 시대’를 지나 ‘기후재난 시대’에 접어들었다. 지구의 날은 생존 위기에 내몰린 인류에게 보내는 경고를 돌아보는 날이다. 1년에 하루 지구를 생각하는 날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정부는 물론, 우리 모두 기후위기를 보는 시각과 소비 습관 등 삶의 태도를 바꿔나가며 지구를 위한 실천에 동참할 때이다.
1) 유희동 ‘기후위기 극복, 국가 도약을 위한 미래 100년의 준비’(100년간 기상 데이터로 본 기후위기, 대응과제‘ 국회대토론회)
지구를 위한 의외의 방법은?
출처 : 환경교육포털(www.keep.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