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만난 도시

물 만난 도시: 흐르는 강물처럼, 호주 브리즈번 /브리즈번강은 알파벳 ‘W’를 그리며 도시를 관통한다. 킹가로이 동부 코넌데일 산맥에서 흘러나온 물은 
어찌 이 도시로 찾아들어 우리를 만났을까.  브리즈번을 여행하는 법도 물줄기가 그린 W를 뒤따르면 그만이다.  언제든지(Whenever) 물과 함께(With Water).   호주 유일의 도심 속 인공해변에서 수영하는 짜릿함, 물살을 가르는 시티캣을 타고 브리즈번 곳곳에 다가서는 재미,사우스뱅크를 걷는 낭만까지 모든 여행의 중심에 ‘브리즈번 강’이 있다.  글 길지혜(여행작가),사진 길지혜, 호주관광청
풍요로움 더하기 청정, 브리즈번,풍요롭다. 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 ‘브리즈번’에 따르는 수식어다. 그 지분의 8 할은 연평균 기온 20도의 온화한 날씨가 가졌다. 우리가 봄을 만끽하는 요즘,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가을에 접어들지만 사계절 어느 때고 여행하기 좋다. 사진 설명: 브리즈번 강과 스토리 브리지

▲ 브리즈번 강과 스토리 브리지

인구 224만 명의 브리즈번 도심은 청정자연 그 자체. 서울의 한강처럼 큰 강이 브리즈번 도심을 W 모양으로 관통한다. 브리즈번이라는 지명 역시 브리즈번 강에서 유래하는데, 1821년 뉴사우스웨일즈 총독을 역임한 토마스 브리즈번 경의 이름을 따랐다.

‘브리즈번’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건 1982년 코먼웰스 게임, 1988년 세계 박람회, 2014년 G20 정상 회의를 거쳐 2032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이름을 올렸기 때문일 터. 국제도시로 거듭날 브리즈번의 변화가 시작됐다.

사진 설명: (사진 왼쪽)  브리즈번 사우스뱅크의 과거 / (사진 오른쪽)  브리즈번 사우스뱅크의 현재

▲ (사진 왼쪽) 브리즈번 사우스뱅크의 과거 / (사진 오른쪽) 브리즈번 사우스뱅크의 현재

브리즈번 발전의 전환점, 1988년 세계엑스포, 변화에는 분명 ‘계기’가 있다. 브리즈번은 1988년 세계엑스포 개최도시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브리즈번 시민들은 카메라에 비친 아름다운 도시를 꿈꾸며 단장을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사우스뱅크는 도시의 골칫거리였다. 강과 인접해 홍수가 자주 나 물에 잠기기 일쑤였고 강변에 낡은 시설과 주거지가 있던 ‘촌 도시’였던 것. 이내 상전벽해, 환골탈태라는 수식어가 충분히 붙을 현대적인 도시로 단장해 나갔다.

전례 없는 규모의 공공예산 투입 덕분. 브리즈번 시민은 도시를 사랑했고, 다녀간 1,800만 명의 방문객은 브리즈번의 매력에 빠졌다. 세계엑스포 개최를 계기로 ‘새로운 브리즈번’의 탄생을 알린다. 샐리안느 아트킨손(Sallyanne Atkinson) 전 시장은 1988년 브리즈번에서 개최된 세계엑스포의 두 가지 유산으로 시민의 자부심과 사우스뱅크(South Bank)를 꼽았다. 연간 1,400여 만 명의 사랑을 받는 공간이자 브리즈번의 상징이 됐다.


완벽한 수변문화공간, 사우스뱅크,사랑은 사랑을 키운다. 1988년 브리즈번 세계엑스포의 성공개최 이후 본격적인 도시재생을 추진한다. 엑스포 대지를 매각해 새로운 도시재생을 추진하려 했던 퀸즐랜드 주 정부는 시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사진 설명: 사우스뱅크 전경

▲ 사우스뱅크 전경

몇몇의 소유물로 누릴 수 있는 곳이 아닌, 모두를 위한 사우스뱅크를 만들자는 것. 시민도, 관광객도 누구나 편안한 휴식을 취할 완벽한 수변 문화공간 말이다. 사우스뱅크가 브리즈번에서 가봐야 할 곳 1순위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 있다.

면적이 42만㎡에 해양박물관과 컨벤션센터, 방송국, 대학교, 호텔, 다양한 식당, 놀이터, 산책로 등이 모두 있다. 시민의 적극적인 도시재생 참여는 결국 시민을 위한 질 높은 도시공간을 만드는 데 꼭 필요한 요소임을 알려주는 선례로 기록된다.

사진 설명:(사진 왼쪽) 퀸즐랜드 해양박물관 / (사진 오른쪽)  퀸즈랜드 아트 갤러리

▲ (사진 왼쪽) 퀸즐랜드 해양박물관 / (사진 오른쪽) 퀸즈랜드 아트 갤러리

호주 유일의 도심 속 인공해변, 스트리츠 비치, 사우스뱅크의 하이라이트는 초고층 빌딩 숲 사이에 자리 잡은 스트리츠 비치(Street's Beach)다. 호주 유일의 도심 속 인공해변이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수영복 차림으로 모래사장에 앉아 고층 빌딩을 바라보는 건 브리즈번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영화 같은 순간이다. 스트리츠 비치

▲ 스트리츠 비치

사진 설명: 브리즈번 대관람차

▲ 브리즈번 대관람차

하얀 모래사장과 열대식물로 둘러싸여 사막의 오아시스에 있는 기분도 든다. 연중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전문 구조 요원이 상주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 해변의 모래는 브리즈번 동쪽 모턴베이(Morton Bay)에서 가져왔다. 6시간마다 최대 125L 물이 정화되는 시스템 덕에 수질이 항상 깨끗하게 유지된단다.

파크랜즈 공원 산책로 주변 지하에는 이 공원의 조경시설을 위한 관개용수, 야외 세척 시설, 수영장 용수 필터 역세척을 위한 라인과 수영장 및 인공해변 시설의 보충수를 공급하는 처리시설 등에서 연간 77,000L의 처리수가 재순환하고 있는데, 이는 올림픽 수영장 약 30개 크기의 용량과 같다.

인근의 휠 오브 브리즈번(The Wheel of Brisbane)은 사우스 뱅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축물. 최고 높이 690m까지 올라가 15분 동안 탁 트인 도시의 전망을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다.

모두에 사랑받는 수상 대중교통수단, 시티캣(CITY CAT), 브리즈번강의 물길을 따라 수상교통이 발달했다. 브리즈번의 대표적인 수상 대중교통수단 시티캣(City Cat)은 도심 내 주요 지점을 잇는 시민과 관광객의 주요 교통수단이다. 브리즈번 강의 시티캣

▲ 브리즈번 강의 시티캣

사진 설명: (사진 왼쪽) 리버시티 크루즈 / (사진 오른쪽) 고보트

▲ (사진 왼쪽) 리버시티 크루즈 / (사진 오른쪽) 고보트

페리 터미널에 15분 간격으로 정차하고, 다른 교통수단으로 환승하기도 쉬워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시티캣 이용자 둘 중 한 명은 여가와 관광 목적으로 이용할 만큼 대중에게 사랑받는 교통수단이다. 페리 터미널 주변으로 산책로와 공원, 레스토랑과 카페가 잘 갖춰져 있어 선착장으로 가는 일이 ‘발품’이 아닌 즐거움이다.

여행객이라면 무료 페리인 시티 호퍼(CityHopper) 서비스도 이용해보면 좋다.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30분 간격으로 여객선을 운항한다.

코알라야, 안녕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 시티캣을 타고 코알라를 보러 가보자. 1927년에 설립된 론 파인 코알라 보호구역(Lone Pine Koala Sanctuary)은 모피를 얻기 위한 사람들의 밀렵으로, 다치거나 고아가 된 코알라들을 보살피던 작은 피난처에서 시작했다.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에 사는 캥거루와 코알라

▲ 론파인 코알라 보호구역에 사는 캥거루와 코알라

현재 세계 최고(最古)이자 최대의 코알라 보호구역으로 성장했다. 코알라와 캥거루, 오리너구리 등 호주 고유 희귀동물들의 개별 서식 습성에 맞게 체계적으로 관리·보존한다.

귀여운 코알라를 품에 안고 기념 촬영도 찰칵! 캥거루 무리를 만나 먹이를 주며 약 100여 종의 호주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울타리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캥거루가 처음에는 무서울 수 있지만 의외로 온순하니 겁먹지 않아도 된다. 야생 앵무새 먹이 주기, 맹금류 비행 쇼, 양치기 쇼 등 시간별로 다양한 공연이 진행된다.


Travel Tip 오스트레일리아 최대 규모의 예술 축제
브리즈번 페스티벌은 호주에서 가장 큰 규모의 축제로 매년 9월 브리즈번강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1961년 처음 시작된 와라나 페스티벌의 영향을 받아 이젠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예술 축제로 거듭났다. 연극과 음악, 무용, 서커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브리즈번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브리즈번 강과 관련한 20여 가지 이벤트가 열리며, 사람들이 환경친화적인 습관을 몸에 익힐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축제를 구성한다. 브리즈번강이 가장 화려해지는 불꽃 쇼도 이때 펼쳐진다.

브리즈번 페스티벌 레이져 쇼

▲ 브리즈번 페스티벌 레이져 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