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운
올여름, 날씨가 심상치 않다. 연일 울려대는 호우 주의 재난 문자, 예상치 못한 시점에 무수히 쏟아지는 비를 보고 있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렇다. 빗물에 휩쓸려 강으로 유입된 각종 물질은 수질 오염의 원인이 된다. 우리는 이런 오염 현상을 ‘비점오염(非點汚染)*’이라고 부른다.
* 비점오염: 도시, 도로, 농지, 산지, 공사장 등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원(토사, 농약, 비료, 중금속 등)이 비가 올 때 빗물과 함께 쓸려 내려가 하천을 오염시키는 현상
▲ 비점오염 발생지역 및 대표유형 (출처 : 물환경정보시스템)
비점오염원과 점오염원
앞서 언급한 비점오염원(非點汚染源)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개념이 하나 있다. 바로 점오염원(點汚染源). 폐수배출시설, 하수 발생 시설, 축사처럼 관로 등을 통해 일정 지점으로 배출되는 오염원으로, 오염물질의 유출경로가 명확하여 수집이 쉽고 계절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만큼 연중 발생량을 예측할 수 있어 관거 및 처리장 등 저감 시설의 설계와 유지 및 관리가 쉽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비점오염원의 경우, 오염물질의 유출 및 배출경로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아 오염원 수집이 어렵다. 또한 발생·배출량이 강수량 등 기상 조건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저감 시설 설계 및 유지관리의 한계가 존재한다.
구분 | 비점오염원 | 점오염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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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원 | 대지, 도로, 논, 밭, 임야 중의 오염물질 | 공장, 가정하수, 분노처리장, 축산농가 등 |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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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점오염원과 점오염원
점오염원과 비점오염원은 상대적 개념이다. 공장을 예로 들어보자. 관거로 흘러들어와 수질오염방지시설을 통해 처리된 공장폐수를 배출하는 공정시설은 점오염원인 데 반해, 그 외 처리를 거치지 않고 하천으로 유출된 강우유출수를 배출하는 야적장 등 공장 부지(敷地)는 비점오염원으로 볼 수 있다.
점점 늘어나는 비점오염
해를 거듭할수록 비점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점점 늘고 있다. 실제로 「제3차 강우유출 비점오염원관리 종합대책」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유역별 수질오염물질 배출부하량에서 BOD는 1,035톤이고, 이중 비점오염 물질이 700.6톤으로 전체의 약 67.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P는 전체 731톤 중, 비점오염 물질이 527톤으로 전체의 약 72.1% 차지했다.
▲ 2018년 유역별 수질오염물질 배출부하량
**배출부하량 : 발생한 오염 물질이 오염 방지 시설에서 처리되어 저감되거나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아니하고 직접 공공 수역으로 배출되는 양. 수질 오염 총량 관리 기본 방침에 의해 지정된다.
***BOD : 전 권역에서 비점오염 배출부하량이 점오염원에 비해 높음
****T-P : BOD에 비해 비점오염 배출부하량의 비율이 높음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향후 수질오염물질 배출부하량을 유추해보면, 비점오염원의 BOD는 2018년 700.6톤에서 2025년 768.6톤으로 증가하고 T-P는 평이한 수준(53톤/일)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역 | BOD | T-P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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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계 | 점 | 비점 | 합계 | 점 | 비점 | ||
합계 | 2018 | 1,035.6(100) | 335.1(32.3) | 700.6(67.7) | 73.1(100) | 20.4(27.9) | 52.7(72.1) |
2025 | 1,133,3(100) | 364.7(32.2) | 768.6(67.8) | 79.99(100) | 27.33(34.2) | 52.66(65.8) |
▲ 수질오염물질 배출부하량 전망
‘비점오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기록적 폭우가 일상이 되는 요즘. 우리나라는 비점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고 있을까. 일찍이 비점오염의 위협을 감지한 정부는 2004년부터 관계부처 합동 종합대책을 마련하여 비점오염관리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 비점오염관리 종합대책 주요 경과
▲ 1·2차 종합대책 주요 성과 및 한계
하지만 두 차례에 걸쳐 추진된 정책 역시 한계점은 있었다. 정책 성과관리 체계가 부재했고, 농·축산 대책의 경우 실효성이 다소 떨어졌으며 주민참여와 인식을 확산시키기에는 다소 홍보가 부족했던 것. 정부는 앞선 정책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고 비점오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0년 ‘수질개선이 체감되는 비점오염원 관리’ 비전을 바탕으로 ‘비점오염원 부하량(T-P 기준) 2025년 전망치 대비 5% 감축’ 목표를 내세운 「제3차 강우유출 오염원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도시, 농림·축산, 산림, 관리 기반 4개 부문 목표 달성을 위해 70개의 세부 추진과제를 집중적으로 수행한다. 이전과 다른 점은 비점오염물질 농도를 줄이는 사후관리 체계에서 예방하는 관리 체계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예측하기 힘든 기상 상황 속, 땅 위의 보이지 않는 비점오염원을 완벽하게 막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제도개선과 시스템 구축과 함께 오염원 배출량을 줄이고자 하는 우리 모두의 노력도 절실하다.
◾ BOD(Biochemical Oxygen Demand, 생물화학적 산소 요구량) :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할 때 소비되는 산소량으로 높은 BOD 수치는 더 많은 유기물이 존재하고 있음을 나타내며, 높은 수치는 수질의 오염 정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함.
◾ T-P(Total Phosphorus) : 물에 존재하는 인의 총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인은 수질 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간주되며, 과도한 인 배출은 수질이 저하되고 낮은 산소 농도, 물고기 폐사 등을 초래함,
출처
- 환경부 보도자료, 비점오염원 배출부하량 2025년 전망치 대비 5% 줄인다,
https://www.korea.kr/briefing/pressReleaseView.do?newsId=156428522
- 물환경정보시스템, https://water.nier.go.kr
- 제3차(2021~2025) 강우유출 비점오염원관리 종합대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