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운
UN은 1965년부터 국제 수문 10개년 사업을 벌여 세계 수자원의 관리를 위한 종합적인 해결방안을 조사하고 있다.
그리하여 1967년의 세계 물 평화회의, 1972년 UN 민간 환경 회의, 1977년 UN 수자원 회의를 개최해 국제 음용수 공급 및 위생 설비 10개년 계획 실시 결정 등 세계 물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992년 6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UN환경개발회의(United Nations Conference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 UNCED)에서는 점차 심각해지는 물 부족과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물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세계 물의 날 준수 결의안’을 냈다. 같은 해 12월 22일에 열린 UN 총회에서 이 권고안이 채택됐고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해 국제 사회가 물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이고도 실천적인 프로그램을 열며 다양한 민간 활동과 포럼을 개최했다.
올해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의 주제는 ‘변화의 가속화(Accelerating Change)’ 이다.
우리나라도 물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전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1995년부터 정부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 (왼쪽) 세계 물의 날 포스터 / (오른쪽) 올해 물의 날 행사 사진
UN이 세계 물의 날을 제정해 매년 행사를 개최하는 것은 우리가 물 부족에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가 심화하면서 홍수와 가뭄 등 기상재해가 빈번해지고 규모가 커지면서 인류의 생존에 필수요소인 물관리 필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선진국들조차 앞으로의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아울러 아프리카를 비롯해 물 인프라가 부족한 나라들에 대한 원조도 필요하다. 물 인프라는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물 부족 국가 분류1)는 국제인구행동연구소가(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가 매년 1인당 가용 수자원량을 기준으로 매년 1,000㎥ 미만이면 물 기근(water-scarcity) 국가, 1,000~1,700㎥ 미만이면 물 스트레스(water-stressed) 국가, 1,700㎥ 이상이면 물 풍요(relative sufficiency) 국가로 분류한다.
우리나라의 수자원량2)은 1,453㎥로 세계 153개 국가 중 129위로 매우 낮다. 주변의 북한(3,366㎥), 일본(3,362㎥), 중국(2,128㎥)과 비교해서도 매우 낮은 수치다.
▲ 세계자원연구소(WRI)의 ‘물 자원 리스크 지도’(Aqueduct Water Risk Atlas, 2019)
연평균 강수량 역시 1,283㎜로 세계 평균보다는 많지만, 인구의 밀도가 높아서 1인당 강수량이 연간 2,700t으로 세계 평균 1만5,044㎥의 1/6에 불과하다.
특히 많은 양이 여름철에 집중되기 때문에 봄, 가을, 겨울에는 가뭄으로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생활용수까지 부족한 경우가 발생한다. 지금도 전남지역에는 지난 여름부터 가뭄이 이어지면서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물 스트레스 국가로 알려진 나라는 이집트, 모로코, 리비아, 오만, 키프로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벨기에, 폴란드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가지고 있는 수자원으로 평가한다면 세계적인 빈국이다. 아시아에서는 서아시아의 사막 국가를 제외하면 최빈국이다. 그러나 많은 투자와 물 인프라 건설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 우리나라의 상수도 보급률은 99%3)가 넘는다.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은 하루 94ℓ의 물로 살아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1인당 하루 물 사용량4)은 302ℓ로 독일(127ℓ), 덴마크(131ℓ)에 비해 2배 이상 많다. 전 세계적으로는 3번째로 물을 많이 사용하는 나라다.
우리나라 인구의 대다수는 수도꼭지만 열면 물이 나오는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나 수돗물이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물관리 기술의 핵심은 사람이 사용한 물을 깨끗이 정화하고, 쓸 수 있는 물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그에 앞서 물을 깨끗하게 보전하는 것도 중요하다.
기후위기 시대, 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의 중요성과 함께 미래 물 부족 사태에 대비한 자세가 요구된다.
1) 2019 UN 보고서(The United Nations World Water Development Report 2019)
2) 국토해양부 수자원장기종합계획 (2011~2020)
3) 환경부 2021년 상수도 통계, 전국 상수도 보급률 99.4%
4) 2021 환경부 상수도 통계 및 대한민국 전자정부 누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