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이슈

반복되는 마른장마와 집중호우

지난해 여름은 장마 기간 이후 강수량이 장마 기간의 강수량보다 훨씬 많은 이례적인 해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 이후부터 강수량(335.3㎜)은 여름 강수량의 절반에 가까운 49.8%를 차지했다.

특히 저지대인 강남 일대가 침수됐다. 길거리는 물에 잠기고, 정전이 발생했으며 쓰레기로 가득 찬 배수시설로 하수구가 역류하기도 했다. 이 지역의 침수는 2010년~2012년, 2020년, 2022년까지 총 5차례나 발생했다. 이 같은 침수로 인해 차량 1만 대가 피해를 보았고, 이로 인한 피해액만 1,600억 원에 육박했다.1)

강남구 대치역 일대 침수 (출처 : 연합뉴스, 2022.8.8)

▲ 강남구 대치역 일대 침수 (출처 : 연합뉴스, 2022.8.8)

올해 집중호우는 더 큰 규모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3년에 걸친 비정상적인 라니냐가 끝나고 올해 하반기에 강한 엘니뇨로 발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WMO Update:Prepare for El Nino).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인  Petteri Taalas 교수는 “세계는 엘니뇨를 준비해야 한다. 극단적 날씨와 심각한 가뭄과 홍수가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니뇨란 한반도 남동쪽 태평양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는 여름철인 7월 중순~8월 중순 사이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증가하고 기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슈퍼 엘니뇨가 찾아온 2015년 우리나라는 전국 강수일수가 14.9일로 기록되는 등 기상관측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973년 이래 가장 많은 강수일수를 기록했다. 강수량 또한 많았는데, 전국 강수량이 평년 대비 267%로, 1973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2)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마른장마와 고온, 폭염, 집중호우가 반복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 갈수록 폭염과 집중호우가 빈번해지고 정도가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일 최대 강수량 평년(2000~2019년) 전국 평균은 125.7㎜이다. 그런데 기상청 소속 국립기상과학원이 2021년 12월 발간한 ‘남한 상세 기후변화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2040년까지 1일 최대 강수량이 17~18% 증가해 147.5~147.9㎜로 상승한다.

아울러 60~80년 뒤인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에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 21% 증가(151.6㎜),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는 39% 증가(175.3㎜)로 계산됐다.


고탄소·저탄소 시나리오별 한국 1일 최대 강수량 변화
기온 현재
(2000~2019)
21세기 전반기
(2021~2040)
20세기 중반기
(2041~2060)
21세기 후반기
(2081~2100)
SSP1-2.6 SSP5-8.5 SSP1-2.6 SSP5-8.5 SSP1-2.6 SSP5-8.5
1일
최대
강수량
(mm)
수도권 129.7

153.7
(+19%)

158.9
(+23%)
164.4
(+27%)
173.4
(+34%)
164.5
(+27%)
179.5
(+38%)
강원권 138.4 160.3
(+16%)
154.7
(+12%)
157.2
(+14%)
163.6
(+18%)
163.7
(+18%)
187.9
(+36%)
충청권 113.0 125.6
(+11%)
131.4
(+16%)
140.0
(+24%)
146.1
(+29%)
130.2
(+15%)
152.9
(+35%)
전라권 125.1 154.8
(+34%)
149.0
(+19%)

151.0
(+21%)

166.6
(+33%)
152.8
(+22%)
173.5
(+39%)
경상권 130.5 148.1
(+13%)
146.0
(+12%)
140.4
(+8%)
161.5
(+24%)
147.6
(+13%)
176.5
(+35%)
제주권 182.4 247.3
(+36%)
239.2
(+31%)
247.4
(+36%)
276.4
(+52%)
253.2
(+39%)
284.1
(+56%)
평균 125.7 147.9
(+18%)
147.5
(+17%)
148.2
(+18%)
162.7
(+29%)
151.6
(+21%)
175.3
(+39%)

▲ 고탄소·저탄소 시나리오별 한국 1일 최대 강수량 변화  (출처 : 국립기상과학원 - 남한상세 기후변화 전망보고서)

기상청·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기후센터(APCC)가 함께 분석한 ‘기후변화로 인한 유역별 극한 강수량의 미래 변화 분석 결과’ 자료의 고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100년 재현 빈도 극한 강수량(100년에 한 번 기록될 최대 강수량)은 2040년까지 약 29%, 21세기 후반기까지 약 53%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대비 100년 재현빈도 극한 강수량의 변화율 분포(좌 : 저탄소, 우 : 고탄소 시나리오)

▲ 현재 대비 100년 재현빈도 극한 강수량의 변화율 분포 (좌 : 저탄소, 우 : 고탄소 시나리오)

우리나라의 100년 재현 빈도 극한 1일 강수량은 현재 187.1~318.4㎜에서 2040년까지 208.5~492.7㎜, 21세기 후반기까지 257.9~630.2㎜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서울 동작구의 1일 강수량 381.5㎜의 비가 내리며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105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다.

현재 대비 미래 권역별 100년 재현빈도 극한 강수량 변화 전망

▲ 현재 대비 미래 권역별 100년 재현빈도 극한 강수량 변화 전망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도 상승은 막을 수 없는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상이변은 더 자주, 더 큰 규모로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 온도를 낮추는 노력만큼이나, 뜨거워진 지구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1) ‘다변량 분석을 이용한 서울의 상습침수지역 유형화(2013년 4월), 서울시 보도자료 ’침수 예측~차단~대피 촘촘한 수해안전망 구축(2023.5.11.)
2)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기후통계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