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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김건하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 수자원 확충과 연결을 통한 기후 재난 대응

  • 작성일

    2023-12-29

  • 조회수

    163

수자원 확충과 연결을 통한 기후 재난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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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건 하

금강유역물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 한남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상하수도와 같은 물 인프라의 관점에서 우리나라가 직면한 문제는 기후변화, 인구 감소, 노후 인프라, 에너지 전환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은 홍수·가뭄과 같이 물을 매개체로 발생하며, 그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물 인프라 유지와 장기 구축계획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인구감소가 확연한 지역에서는 물 인프라의 효율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재평가가 요구된다. 특히 물 인프라의 노후화는 현재 여러 국가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문제이다. 노후화된 물 인프라는 효율성이 떨어지고, 재난에 취약하며, 유지 보수 비용이 증가한다. 수돗물 적수 사태, 유충 발견, 도로함몰은 모두 물 인프라 노후화의 결과물이다.

 

조류독소, THM(Tri-halometane), PHAS(per-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와 같은 오염물질 과다 검출 사례도 증가하고 있으므로 신종 오염물질에 대응하는 안전한 물 공급과 수생태계 건강성 유지를 위한 지속가능한 대책 또한 필요하다.

 

기후변화를 늦추기 위한 탄소중립 달성은 전 지구적 과제이며, 국제경제를 지배하는 논리이다. FAANG(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과 같은 세계적 기업은 밸류체인 내 RE100 준수를 요구하므로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 위주의 제조업 국가는 물관리에 있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나가야 하는 어려운 숙제를 안고 있다.

 

특히, 용인에 새롭게 조성되는 반도체 단지는 첨단산업단지 조성에 있어 ESG를 고려한 물과 에너지 공급이 매우 중요함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즉, 산업단지 조성은 단순히 지역적 문제가 아니라 수자원과 에너지를 포함한 유역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기후변화 대응, 인구구조 변화, 노후화에 대응하는 물 인프라의 확충 전략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관리를 동시에 추진하는 인프라의 구축이 중요하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산업계, 학계 간의 협력과 국제적 경험 및 사례 연구를 통한 해결책 모색이 필수적이다.

 

환경부가 올해 제시한 영산강·섬진강 유역 중장기 가뭄대책에 관한 내용을 살펴보면, 수원 간 연계 시설의 부족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가뭄에 취약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하천 유지용수와 농업용수의 선제적 관리, 댐 수자원의 효율적 활용이 제시되고 있다. 이는 기후재난에 대응하는 적절한 대응 방법이지만 관련된 국제사례를 살펴보면 더 구체적이고, 더욱 대규모로 물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영국 테임즈 용수환상간선(Thames Water Ring Main), 뉴욕시의 용수공급 체계, 싱가포르의 물관리 시스템, 호주의 SEQ Water Grid 프로젝트는 대규모 하수 재이용, 해수담수화를 통해 수자원을 확충하고 댐을 서로 연결하여 물 공급 안정성을 추구하고 있고, 런던 슈퍼하수도로 약칭되는 TTT(Thames Tideway Tunnel) 프로젝트, 미국 시카고의 TARP(Tunnel and Reservoir Plan) 프로젝트,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STEP(Strategic Tunnel Enhancement Program) 프로젝트는 도시 침수를 방어하기 위하여 대규모 우수터널을 건설하고 모든 강우유출수를 하수 처리하기 위한 시설을 증설하였다.

 

국내외 사례를 종합하면, 물 인프라의 혁신과 개선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리더 국가로 발전하기 위한 필수요소이므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물산업과 첨단 신산업을 육성하는 과정에서 가용 수자원 중 하수 재이용, 해수 담수화를 대폭 늘리고, 수자원 연결을 통한 안정성 추구 방향을 견지하는 물 인프라의 확충은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과제에 맞서, 우리는 지금 새롭고 혁신적인 물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하는 결정적인 시점에 서 있다.